파운드리 사업부 분사 1300명 상시근무

청주지역에 처음으로 대기업 본사가 들어선다. 대상은 SK하이닉스가 분사(分社)한 '파운드리 (반도체 수탁생산)'다. 수년 전 충북혁신도시에 대기업(공기업) 본사가 이전한 적은 있어도 충북의 산업 수도인 청주에 대기업 본사가 설립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풍문으로만 돌던 파운드리 분사를 24일 임시이사회에서 최종 확정한 뒤 관련 내용을 경영 공시했다. SK하이닉스 측은 "파운드리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 지속성장 가능한 시스템IC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신설 법인에 파운드리 사업부의 영업을 양도키로 했다"고 밝혔다. 자회사명은 'SK하이닉스시스템IC'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가 분사를 결정한 파운드리(foundry) 사업부는 종전까지 다른 업체(팹리스)가 설계한 반도체를 생산·공급하는 역할을 해왔다. 일반 제조업의 OEM 공급과 비슷한 개념으로도 볼 수 있다.

SK하이닉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다음 달 중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의 200㎜ 웨이퍼 공장(M8, 1공장)과 제반 시설 일부를 양수, 7월부터 CMOS이미지센서(CIS)와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IC(DDI)·전력관리칩(PMIC) 등을 수탁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 매출은 1천160억 원으로 17조1천980억 원의 전체 매출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나 최근 들어 사물인터넷에 관련된 비메모리 반도체의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여서 파운드리의 비중도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역경제 차원에서도 이번 결정으로 비어있던 용의 눈동자를 그리게 됐다. 그동안 청주지역은 지난 1969년부터 조성된 청주산업단지를 통해 중부권 산업 거점지역으로 성장해왔으나 대기업 내지 공기업 본사를 보유하지는 못했다.

이번에 청주 본사를 확정지은 SK하이닉스 파운드리는 SK하이닉스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인데다 상시고용인원이 1천300여명(생산직 1천명, 기술사무직 300명)에 달해 대기업 본사로서 지역경제에 커다란 보탬이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와 함께 2025년까지 청주테크노폴리스에 총 15조5천억 원을 투자, 청주를 세계적 반도체 메카로 만든다는 구상이다. 현재 1차 투자로 2조2천억 원을 들여 2019년 6월을 준공 목표로 낸드플래시 반도체 공장과 클린룸(미세먼지와 세균을 제거한 작업장)을 짓고 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분사 결정은 기존 낸드플래시 외에 비메모리 분야의 사업 확대를 의미한다"며 "청주 본사 이전과 청주테크노폴리스 신축 공장이 가동되면 반도체 생산력이 지금보다 몇 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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