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A고, 공모교장 절차 마무리 B씨 유력…교육감 승인절차만 남아
학부모‧시민단체 “역사를 죽이는데 참여한 사람”…집단 반발 움직임

지난 1월 경북 경산시 문명고등학교 내 운동장에서 학생들이 학부모들과 함께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철회 반대집회를 벌이고 있다.(사진=뉴시스)


친일·독재미화,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켰던 박근혜정부 국정교과서 편찬위원회에 참여한 인사가 충북 A고등학교 공모교장에 응모한 것이 알려져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6월 충북도교육청은 음성군 관내 A고등학교에 대한 내부형 공모교장을 공개 모집했다. 서류마감 결과 응모자는 한 명.

단독 응모한 교원은 박근혜정부 국정교과서 편찬심의위원회에 심의위원 참여한 청주 모 중학교원 B씨.

그는 청주 모 중학교 교감으로 재직하면서 편찬심의위원회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참여한 편찬심의위원회는 12명으로 구성됐고 충북에서는 B씨와 수석교사 출신의 교사 한명이 참여했다.

이들이 맡은 역할은 국정 교과서 최종본의 편찬 기준을 심의하고 내용을 수정하는 역할.

B씨 등은 참여한 참여사실이 알려지자 언론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교과서를 만들기 위해서" 였다며 "교과서 선택권이 보장된다면 국정이 더 나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B씨도 청주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적 사실이 북한 찬양이나 독재 미화 논란을 이유로 빠졌다"며 "수정하지 않은 집필본은 더 엉망이었다. 그나마 나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A고등학교의 공모교장 절차는 마무리 된 상태로 도교육감의 승인 절차만 남았다.

공모에 응모한 B씨는 현재 A고 운영위원회가 구성한 심의위원회와 도교육청 심사위원회를 모두 마치고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A고 학부모와 음성군 지역 교육단체, 내부 교사들까지 집단 반발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자녀가 A고에 재학 중인 학부모는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 역사왜곡 논란을 일으킨 교사가 교장으로 오는 것을 받아 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부모는 “박근혜정부가 만든 국정교과서는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등 역사를 왜곡한 교과서다. 한마디로 역사를 죽인 교과서다”며 “본인은 바로 잡으려고 참여했다고 하지만 변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역사를 죽이는 행위에 참여한 사람이 교장으로 오는 것을 받아 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음성군 지역 교육시민사회 단체 관계자 C씨도 “음성군을 대표하는 학교에 이런 교장이 온다는 것을 납득 할 수 없다. 이미 문제점이 드러나 사실상 폐기된 국정교과서다. 청산해야 할 교과서이고 이 과정에 참여한 사람은 교장을 맡을 자격이 없다”며 “음성군 지역 차원의 반대운동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B씨는 도교육청의 승인절차가 마무리되면 9월 1일자로 A고 교장으로 부임하게 된다.

한편 지난 3월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추진 실무 책임자를 한국교원대 사무국장에 임명했다 내부 구성원들의 극심한 반발에 부딪혀 한달 만에 발령을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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