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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사보도①>누가 공군17비행단 굴삭기 기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나?

기사승인 2018.10.08  17: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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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故 김종길 씨 지난 8월, 공군부대 공사현장에서 숨져
유족 "의혹 많은 억울한 죽음. 반드시 진실 밝힐 것"

숨지기 전 가족여행을 약속했던 고 김종길씨. 결국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사진은 생전 가족여행 사진 모습.

"우리 남편은 평소에 지병도 없이 건강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곁을 떠났다. 앞이 막막하기만 하다" 지난 8월, 아무런 예고 없이 가족 곁을 떠난 故 김종길 씨의 부인 우종옥씨의 말이다.

김 씨가 세상을 떠난 건 뜨거운 태양이 숨을 턱턱 막히게 했던 지난 8월 12일. 한낮 최고기온 이 35도에 달했지만 어느 날과 마찬가지로 공사현장에서 굴삭기 작업을 하던 김 씨는 오전 9시 53분. 숨이 끊어진 채 현장소장에게 발견됐다.

부인 우 씨는 딸과 함께 춘천에서 비보를 접했다. 우 씨는 "동료직원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김종길 씨가 지금 심폐소생술 받으면서 병원으로 이송중입니다. 빨리 청주로 오세요'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았고 춘천에 있던 친구에 도움으로 딸과 함께 청주 성모병원으로 갔다. 하지만 너무 늦었다. 청주로 가던 도중 병원에서 전화상으로 남편의 사망진단을 받았다"라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렇게 고 김종길 씨는 가족들과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국과수 부검결과 '경부손상'에 의한 사망

유족이 제공한 국립과학수사원 부검결과를 보면 故 김종길 씨는 '뒷덜미에서 국소적인 피하출혈과 근육내출혈을 보이고 6번 목뼈 가시돌기 골절을 보인 점. 3‧4번 목뼈 사이 골절을 보는 바 척수에 손상을 입는 경우 호흡곤란 등으로 급격히 사망할 수 있다는 점. 오른쪽을 중심으로 표피박탈 및 피하출혈이 형성되어 있다는 점. 본 건 사인으로 고려될만한 병변을 보지 못하는 점. 중독소견을 못하는 점 등을 종합할 때 변사자의 사인은 경부손상(목뼈 골절 등)으로 판단된다' 라고 분석했다.

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제시한 참고사항을 보면 '이마 오른쪽 모발 경계부를 중심으로 표피박탈 및 두피출혈을 보는바 이 부위에 강력한 외력이 작용하여 경부손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손상의 발생원인은 부검소견 만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수사 상황을 종합하여 판단해야 할 것으로 생각됨. 단, 추락이나 전도되는 과정 중 이부위에 외력이 가해졌을 경우도 고려해 볼 수는 있음' 이라고 명시됐다.

정리하자면 김 씨의 사망원인은 굴삭기가 전도되는 상황 혹은 추락하는 과정에서 머리에 큰 충격을 받고 목뼈가 골절돼 사망으로 이어진 것인데 당시 굴삭기는 전도되지 않고 정상 작동중 이었다.

유족에 따르면 부검결과를 토대로 해당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 역시 최근 부인 우 씨에게 구두로 '이번 사건은 단순 실족사로 종결될 것 같다' 라고 사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의 죽음과 관련 해 의혹을 제기하는 부인 우종옥씨.


"단순 실족사 아니다. 진실 밝혀 달라"

유족대표인 故 김종길 씨의 처남 우종선(49) 씨는 "형님이 그렇게 가셨는데 어느 누구 하나도 왜 굴삭기에서 떨어져서 죽었는지 말해주지 않았다. 동료직원들은 형님이 당시 맨발에 바지 벨트도 풀려 있었다고 말했다"라며 "작업 중에 신체적 문제를 느껴 급박하게 밖으로 나오려고 한거다. 단순 실족사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부인 우 씨도 "25년을 굴삭기를 몰았던 사람이다. 그런데 수 천 번도 오르내렸던 굴삭기에서 실족을 했다는 게 이해할 수 있는 일이냐.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더운 날씨에 에어컨도 되지 않는 굴삭기 안에서 혼자 작업을 했다. 그 작업을 지시한 건 하청업체다. 사고가 아니라 인재고 산재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유가족 "에어컨 없이 과로 시달려"

실제로 김 씨가 몰던 굴삭기는 2년 4개월 된 모델로 에어컨이 장착됐지만 당시에는 에어컨이 고장 나 AS신청을 해 놓은 상태였다. 김 씨가 작업했던 지난 8월 12일은 당시 온도 35도에 달했고 굴삭기에서 떨어져 쓰러지고 나서도 오랜 시간 땡볕에 방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故 김종길 씨가 숨지기 전 일주일간에 '중기작업일보'를 살펴보면 김 씨는 매일 오전 7시부터 길게는 오후 7시까지 12시간을 일해 왔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는 아침 최저기온이 26도에 육박했고 열대아 관측일수가 30일을 넘어서는 등 역대 최대 폭염을 기록한 기간이다.

유족대표 우종선 씨는 "형님이 그렇게 가시기 전 굴삭기 안에 너무 덥다며 숨통이 턱턱 막힌다고 했었다. 작업양이 많아 집인 원주에 와서도 새벽 4시30분에 청주로 향했었다. 무더위에 과로까지 겹치면서 그런 사고가 발생했다"라며 말을 잊지 못했다.

故 김종길 씨와 계약관계를 맺고 업무지시를 내린 하청업체 관계자는 "우리도 사망원인을 모르겠다. 에어컨이 고장 났다는 사실은 알지 못했다. 김 기사가 얘기한 적도 없었다"라며 "날이 더운 날 일을 한 것은 맞다. 하지만 아침 조회 시 외관상 기사들의 얼굴을 보며 특이사항을 체크하지만 김 기사가 사망한 날에는 별 다른 이상 징후는 보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하루하루 굴삭기를 몰며 여행갈 시간도 없었던 고 김종길씨. 생전 마지막으로 간 제주도에 찍은 사진.


남겨진 가족들…힘들어도 진실 밝힐 것 

폭염 속 일을 하다 숨진 채 발견된 故 김종길 씨. 남겨진 유족은 장애를 가진 부인과 최근 지방 모 의학전문대학원 진학한 딸.

다리가 불편한 엄마를 보고 아픈 다리를 치료해주고 싶다며 의사를 꿈꿨던 딸. 없는 형편에 결국 서울 유명 의학전문대학원 진학을 포기하고 지역 국립대학을 택한 속 깊은 딸. 그런 딸이 의사가운을 입는 모습을 보는 날을 고대하며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온 故 김종길 씨는 끝내 그 모습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부인 우 씨는 "당장 수입원이 없어 막막한 상황이다. 당장 생활비와 아이 학비를 위해 남편이 남긴 굴삭기를 팔았다. 사람 죽은 장비라며 시세보다 떨어진 가격을 제시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지난 3월부터 매일 같이 일만해 이번 추석에는 가족 여행을 같이 가기로 했는데 결국 그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이유 없는 죽음은 없다. 공군부대에서 사람이 죽었고 25년 경력에 베테랑 굴삭기 기사가 왜 그런 차림으로 숨진 채 발견됐는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단순 실족사인지 불가항력적인 다른 이유가 있었는지 하청업체도 원청도 공군도 궁금해하지 않는다. 외면하고 있다.

유족들은 故 김종길 씨의 죽음과 관련해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충북인뉴스>는 가족여행을 가자던 약속을 뒤로한 채 가족 곁을 떠난 고인에 죽음과 관련한 여러 의혹들을 연속 보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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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원 기자 jmw202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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