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요청 없었다는 학교…깨끗한나라, 기부 배경 안 밝혀
'기부는 받았지만...' 일부 학교 유해성 논란에 기부 거부해
전·현직 학운위 관계자 "지역 모 인사가 주도해 배경 의문"

이달 초 청주시 상당구 일부 학교에 모 회사 여성용품이 기부된 것과 관련해 그 배경을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최근 '깨끗한나라'에서 생산하는 여성용품 '릴리안'을 기부 받은 청주 상당구 한 중학교. 이달 초 깨끗한나라에서 100박스 가량 기부 받았지만 학교는 이를 거부하고 돌려보냈다. 해당 제품을 두고 유해성 논란이 있다는 이유.

중학교 관계자는 "100박스를 기부 받았는데 이전 유해물질 파동 등 여러 우려가 있어 전량 깨끗한 나라에 돌려보냈다"라며 "생리대로 인한 학생들의 주관적 신체변화 현상도 고려해야하고 나중에 제품을 두고 문제가 될 사항도 염려돼 이같이 조치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기부 받은 일부 다른 학교도 이 같은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귀띔했다.

또 다른 중학교 관계자도 "50박스를 기부 받기로 한 상태고 아직 제품을 받진 않았다. 유해성 논란이 있는 만큼 기부를 받을지 다시 한 번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기부 요청 없었는데...그 배경은?

취재결과 기부를 거부한 학교는 물론 릴리안 제품을 같은 시기 기부 받은 일부학교도 깨끗한나라에 기부를 요청한 적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요청하지도 않은 이 생리대는 누가 기부한 것일까?

릴리안 생리대를 기부 받은 상당구 한 고등학교 관계자는 "깨끗한나라에서 전화가 오더니 여성용품을 보내준다고 해 택배로 받은 것이 전부다. 서류가 따로 오간 것도 아니고 택배 수불란에 서명한 것이 전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학교운영위원회 관계자로부터 모 인사가 기부에 도움을 줬다는 얘기는 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제품을 기부 받은 또 다른 학교 역시 "학교에서 직접 요청한 사항은 아니다. 학교운영위원회 관계자가 회사(깨끗한나라)에 아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필요하면 생리대를 받으라고 해서 받았다"라며 "유해성 논란이 있었지만 식약처에서 문제없다는 결과발표를 보고 기부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인근 학교 관계자도 "아직 제품이 오지는 않았다. 학교에서 직접 기부를 요청하진 않았고 학부형이 아는 사람을 통해 기부를 해줬다. 50박스 가량 기부 받는 것으로 예정됐다"라고 밝혔다. 학교 관계자들에 따르면 현재까지 기부를 받은 학교는 모두 상당구에 위치한 학교.

깨끗한나라 "기억나지 않는다"

<충북인뉴스>는 이에 대해 깨끗한나라 측에 관련 내용을 질의했지만 이에 답하지 않았다. 깨끗한나라 그룹 관계자는 "이전에도 다른 지역에 기부를 해왔다. 질문한 내용에 대해서는 세세히 기억하고 있지 않다. 이 부분이 외부에 알려지길 원치 않는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번 기부와 관련해 그 내막을 잘 알고 있다는 전·현직 학교운영원회 관계자들은 "지역 모 인사가 개입해 진행되고 있는 사항이다. 지역 모 처에 일부 학운위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인사를 하고 자신이 몇 박스를 (기부)해줬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해 이번 기부와 관련해 그 배경을 두고 의문이 커지고 있다.

릴리안 생리대, 발암물질 검출 '논란'

깨끗한나라가 기부한 제품인 릴리안을 둘러싼 유해성 논란은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2016년 말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에 릴리안 제품을 사용한 뒤 생리가 멈추고 없던 생리통이 생겼다는 등 이상증세 증언이 올라오기 시작하면서 논란은 시작됐다.

여기에 지난해 3월22일 강원대 김원구 교수 연구팀이 국내 판매중인 생리대와 팬티라이너 등 11개 제품에 들어있는 화학물질을 조사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 결과'에 깨끗한나라 제품인 릴리안에서 발암물질인 휘발성유기화합물(VOC)가 다른 제품에 비해 최고 10배 가까이 나온 것으로 발표돼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이후 공동소송과 반품요구 등 깨끗한나라는 홍역을 치렀고 지난해 9월, 생리대·팬티라이너의 유해성 조사 결과를 식약처가 '해당 제품에 대한 발암물질 등 인체유해성이 없다'라고 결론내면서 논란은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최근 KBS 등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에서 당시 식약처가 진행한 실험 방법에 문제제기에 나섰고 아직까지도 깨끗한나라 제품 점유율이 이전으로 회복되지 않는 등 소비자들의 신뢰회복은 아직까지 저조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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