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출산율 쇼크, 아이 1명도 안 낳는다.”

작년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사상 처음 ‘0명'대 로 떨어졌다. 지난주 발표한 통계청의 ‘2018년도 출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여 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가 0.98명이라고 한다. 35개 OECD국가중 최저다.
서울이 0.76명으로 가장 낮았고 부산(0.90), 대구(0.99), 광주(0.97), 대전(0.95) 모두 ‘1’ 아래를 기록했다. 출산율이 높은 곳은  세종(1.57), 전남(1.24), 제주(1.22) 순이다. 충북은 1.17명이다. 충북의 합계출산율은 작년 1분기(1.31), 2분기(1.17), 3분기(1.18) 에서 4분기 1.03명으로 낮아져 조만간 ‘0명'대로 진입할까 우려된다.

충북의사회장 ·봄여성의원 원장

작년에 32만 6900명의 신생아가 태어났는데 2년전 40만 6200명보다 7만 9300명(19.5%)이나 감소했다. 충북의 경우 작년에 1만 600명이  태어났고 2년전 1만 2700명보다 2100명(16.5%)이 줄었다. 출산율 하락 속도가 무서울 정도로 가파르다. 1970년 통계작성 이래 최저치 라고 한다.

출산율을 좌우하는 결혼도 오래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이다. 작년 한 해 전국적으로 25만 7700건의 혼인이 있었고 충북의 혼 인건수는 7800건으로 2년전 8300건에 비해 500건이나 줄었다. 또한 결혼이 늦어지면서 출산연령은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평 균 출산연령은 32.8세로 전년보다 높아졌고 만 35세 이상 고령 산모의 비중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혼인감소와 출산연령 증가는 합계 출산율 하락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

반면 작년 사망자 수는 29만 8000명이다. 1983년 통계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급속한 고령화의 영향이다. 이대로 가면 출생아가  사망자보다 적어지는 ‘데드크로스(dead cross)’를 보게 될지 모른다. 우리나라를 현 상태에서 유지하는데 필요한 합계출산율이 2.1명이라고 한다 . 하지만 출산율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조만간 인구 감소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저출산 대응을 위해 2006년 이후 5년 단위로 3차에 걸쳐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고 있다. 일자리, 결혼,  주택, 육아, 교육 등 삶의 양과 질을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이 제시됐다. 충북도도 ‘저출산 대응 종합계획(2018-2022)’을 세우 고 4대 전략(행복한 결혼과 출산지원, 일 가정 양립을 위한 양육친화 환경 조성, 가족친화 정책 홍보, 머무를 수 있는 든든한 지역환 경 마련)과 70개 세부 정책과제를 마련해 적극적인 투자를 약속하고 있다.

한편 충북과 이웃한 세종시는 지난해 전국 17개 시·도에서 가장 높은 합계출산율을 기록했다. 전 지역에서 출생아 수가 감소했는데  세종시만 유일하게 전년 대비 증가했다. 세종시의 평균 연령은 32.4세로 전국에서 제일 젊다. 중앙 행정부처의 이전으로 젊은 공무원 이 많이 이사하면서 생활 인프라 등 정주여건도 뛰어나다. 서울과 비교해 아파트 값이 상당히 저렴하고 육아에 필요한 경제적 부담이  적다. 공무원의 경우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이 법적으로 보장된다.

뚝뚝 떨어지는 출산율을 반등시킬 방법을 세종시에서 찾아보자. 서울권 집중화를 해소하고 지역간 균형 발전을 이루기 위한 과감한 정 책이 저출산을 해결할 수 있다. 서울에 몰려 있는 중앙 정부의 권한과 재정을 지방으로 더 빨리 이전하고 지방에 대한 규제를 과감히  풀어보자. 저출산 해법은 좋은 직장, 감당할 수 있는 집값, 육아 교육비용을 어떻게 해결하는 가에 달려 있다. 얇아진 지갑과 팍팍한  삶 때문에 혼인율도 떨어지고 출산은 언감생심이다. 월평균 임금수준이 높을수록 결혼 확률이 높다고 한다. 소득 상위 출산 건수가 소 득하위 출산 건수 보다 1.92배 높다. 경제적으로 여유로워야 결혼도 하고 아기도 낳는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7억5천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결혼을 하려는 젊은 세대에게는 '넘사벽'이다. 하지만 아직 지방 집값은 감 당할 만하다. 안정된 직장을 지방에 만들어야 하는 이유다. 현행 입시제도하에선 대치동보다 지방 ‘SKY 캐슬’이 가성비가 높다. 높 은 교육비도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자녀에게 투자되는 비용이 많을수록 자녀의 수는 줄어들게 된다. 서울을 제외하고 고교  평준화를 풀든지 지방 명문고교를 육성해 '인서울' 가능성을 높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동안 저출산 극복을 위해 수십조의 예산이 투입되었다. 막대한 돈이 들어갔지만 그 결과는 참담하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된 대책을 다시 짤 수 밖에 없다. 요즘 우리나라에는 ‘칠포세대’가 산다고 한다. 젊은이가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고 만남, 집,  꿈과 희망마저 잡을 수 없는 세태를 말한다. 하루빨리 나라 경제가 나아지고 지방의 경쟁력이 커져서 출산율 정상 국가로 되돌아 가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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