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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학교 떠났다고 비행청소년은 아냐”

기사승인 2019.04.18  17: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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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꿈 찾아 학교 그만두는 청소년 점점 늘어
마땅히 갈곳, 할것 없어…눈높이 맞는 지원 시급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학생 수는 매년 2.5%대 이상씩 감소율을 보이고 있지만 학교밖 청소년들은 오히려 꾸준히 늘고 있다.

학교를 떠난 청소년은 2014년 1382명에서 2015년에는 1404명으로, 2016년 1207명, 2017년에는 1312명, 2018년에는 1226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최소한으로 계산한다 해도 4000여명에 달하는 충북 청소년들이 오늘도 학교 밖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얘기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무엇을 원하는지, 지원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두 번에 걸쳐 알아본다.

 

학교 떠나, 나만의 길 찾아

 

혜정이(19)는 지난 2015년 다니던 청주지역의 A중학교를 그만뒀다.

특별한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니었다. 약간 내성적이긴 했지만 친구들과 큰 문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문제아’는 더더욱 아니었다. 성실하고 책임감 또한 있었다.

다만 성적위주, 경쟁위주의 학교생활이 숨이 막혔을 뿐.

하루하루가 지루하고 재미없었다. ‘조금만 더 버텨보자’라고 수없이 다짐했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 재미는 고사하고 갈수록 우울함은 일상이 됐다.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만했다.

결국 혜정이는 자퇴서를 작성했고 학교를 나왔다. 당시 학교 문을 나서며 느꼈던 홀가분함과 자유로움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몇 달간은 집에서 읽고 싶던 책도 실컷 읽고, 자고 싶은 잠도 실컷 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곧이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고민에 빠졌다.

그러던 중 알게 된 것이 ‘청주시 꿈드림’이었다. 혜정이는 이곳에서 선생님과 상담도 하고 또래 친구들과 어울렸다. 식품의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쟤는 학교 안가고 이 시간에 뭐하냐?’ 주위의 따가운 시선 때문에 낮시간 거리를 다니는 게 불편했지만 아르바이트도 하며 사회경험도 쌓아갔다.

혜정이는 얼마 전 고등학교 과정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오는 9월 대학 수시입학에도 도전해볼 계획이다.

영지(19)도 2015년 중학교 2학년 시절, 학교를 떠났다.

영지에게 학교생활은 지금도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친구들의 따돌림, 질책하는 교사, 외로움의 연속이었다. 학교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위로받을 수 없었다. 더 이상 학교에 머무를 이유가 없었다.

영지라고 ‘조금만 더 버텨보자’라는 생각을 왜 안했겠는가? ‘조금만, 조금만…’ 수도 없이 다짐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갈수록 영지에게 학교는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했다.

영지 또한 혜정이와 마찬가지로 그렇게 학교를 떠나 어린 나이에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막막함, 외로움, 부러움, 홀가분함, 자유.

학교를 그만 둔 이후 매일 이런저런 감정들이 교차했지만 분명한 건 다시 학교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것.

4년이 흐른 지금, 혜정이와 영지는 누구보다 자유롭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졸업장을 취득했고 앞으로 사회인으로 펼칠 계획도 가지고 있다.

 

우여곡절 있었지만 꿈드림 도움받아…아쉬움은 있어

 

물론 그동안 고민과 갈등, 외로움이 없었을 리 없다. 그리고 그것을 어찌 글 몇 줄로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럼에도 혜정이와 영지는 ‘청주시 꿈드림 스펀지’가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말한다.

스펀지.

청주시 성안길 청소년광장 맞은편에 위치하고 있는 스펀지는 지난해 사단법인 유스투게더가 청주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학교밖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 ‘꿈드림’이다.

이곳에는 커피를 직접 내려서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친구와 실컷 수다도 떨 수 있다. 눈치 보지 않고 컴퓨터도 사용할 수 있으며, 혼자 있고 싶을 땐 조용히 혼자 머무를 수도 있다.

혜정이와 영지는 이곳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했고 학교와 다른 분위기에서 친구와 어울리는 법을 배웠다.

학교보다는 턱없이 부족했지만 직업·문화체험이라는 것도 해봤고, 학교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선생님의 따스함과 배려도 느꼈다.

 

청주시 꿈드림 내부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배우고 싶은 것이 있었지만 수강생이 적다는 이유로 강좌는 이뤄지지 않았고, 개설된다 해도 연속적이지 않았다. 몇 달 동안 길게 배우고 싶었지만 강좌는 한두 번 만에 끝나버렸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무슨 이유 때문인지 자주 바뀌었다.

“친해질 만 하면 그만두시는 선생님들이 많더라고요. 1년 이상 근무하시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도 청주는 사정이 조금 나은 거래요. 다른 지역 친구들 말을 들어보면 정말 심하더라구요. 있을 곳이 없어서 초등학생 돌봄교실 같은 공간에서 같이 있으라고 하는 곳도 있대요. 그런 곳에 누가 가고 싶겠어요?”

분명 다른 시·군에 비하면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스펀지에도 역시 아쉬움은 있었던 것이다.

“얼마 전에 경기도 학교밖 청소년들을 위한 곳에 다녀왔어요. 근데 정말 놀랐고 부러웠어요. 건물 전체가 학교밖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이더라고요. 다양한 직업체험 공간, 쉴 수 있는 공간, 음악을 배우고 즐길 수 있는 공간, 내가 하고 싶은 곳을 찾아 시내를 배회하지 않아도 그곳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혜정이와 영지는 여전히 학교를 그만둔 것에 미련이나 후회는 전혀 없단다. 오히려 학교로 인해 힘들어하는 친구들에게 과감히 나오라고 권해주고 싶다.

물론 쉽지 않은 길이다.

그래서 혜정이와 영지는 이렇게 말한다.

"학교를 그만두고 가장 힘들었던 건 갈 곳과 할 것이 많지 않다는 거예요. 그리고 무엇보다 주위의 시선이 정말 힘들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학교밖 청소년 하면 불량 학생이거나 비행청소년을 떠올리며 안좋은 시선으로 봐요. 학교를 그만두는 것이 큰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상한 아이들이라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최현주 기자 chjkbc@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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