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주인, 2022년 10월1일 접대자리서 민원청탁
청탁내용은 ‘국내 모 대기업 재활용품처리 맡게 해달라’
보좌관 A씨, “의원님 말씀” 언급하며 대기업체 접촉
2022년 10월 7일 청탁 성사 알린 뒤 곧바로 후원금 요구
카페주인, 후원금 요청받은 뒤 현금 전달하고 정치후원금 입금해

묶음기사

충북인뉴스‧뉴스타파공동취재  <정우택 돈봉투 수수의혹 ‘86개의 녹취파일은 진실을 알고 있다’>

1편 “의원님 후원금 좀 주라!…제일 필요한 건 현금이지 뭐!”
2편 “정우택을 팔고서 가는건데 한방 제대로 쎄려야 되니까!”

카페사장 A씨가 입을 열었다. 입만 연 것이 아니라 그동안 정우택 국회의원(국민의힘, 국회부의장)실 관계자와 나눈 전화통화 녹취록 86개도 동시에 풀었다. 사건을 수사중인 충북지방경찰청에도 제출됐다.

정우택 의원은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허위사실에 기반한 흑색선전, 정치공작이라고 반박했왔다. 심지어 본보를 비롯한 MBC충북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국민의힘도 “객관적 증거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정 의원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카페사장은 이에 대해 ‘돈 봉투 수수의혹’과 관련해 자신과 ‘전화통화 녹취록’이 ‘객관적 증거’라고 확신한다.

진실은 무엇일까? 본보는 <뉴스타파>와 86개의 녹취파일을 공동입수하고 공동으로 취재했다. 녹취파일과 함께 ‘진실의 방’으로 들어가자고 독자들을 초대한다. 판단은 오로지 독자들의 몫이다. (편집자주)

2022년 10월 1일, 청주시 상당구 소재 한 카페에서 소고기와 송이, 양주를 접대받은 뒤 정우택 의원과 보좌관 A씨가 카페주인및 일행과 단체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 : 카페주인)
2022년 10월 1일, 청주시 상당구 소재 한 카페에서 소고기와 송이, 양주를 접대받은 뒤 정우택 의원과 보좌관 A씨가 카페주인및 일행과 단체사진을 찍었다. (사진제공 : 카페주인)

 

2022년 10월 1일 카페주인이 정우택 의원과 보좌관 등 3명을 위해 마련한 저녁식사 접대 상차림. 테이블에는 소고기와 양주(로얄살루트 21년산), 송이버섯 담이 올라와 있다. 카페주인은 접대 상차림 비용으로 100만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 카페주인)
2022년 10월 1일 카페주인이 정우택 의원과 보좌관 등 3명을 위해 마련한 저녁식사 접대 상차림. 테이블에는 소고기와 양주(로얄살루트 21년산), 송이버섯 담이 올라와 있다. 카페주인은 접대 상차림 비용으로 100만원을 지출했다고 밝혔다. (사진제공 = 카페주인)

 

2022년 10월 1일 정우택 의원과 의원실 관계자 2명은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에 소재한 카페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술을 마셨다. 이날 식사자리엔 소고기와 송이버섯, 양주 (로얄살루트 21년산), 산삼주가 올랐다.

카페주인은 이날 자리를 마련하는데 100만원이 지출됐다고 메모장에 기록했다.

소고기와 양주를 마시며 우정(?)을 다진 다음 날인 2022년 10월 2일 정우택 의원실 소속 A 보좌관과 카페주인은 14분 정도 전화통화를 했다.

정우택 의원 측 주장에 따르면 하루 전날 돈 봉투를 돌려주고 정치후원금으로 후원하라고 카페주인에게 안내했다.

정우택 의원 보좌관 A씨도 “의원님이 ‘정 도와줄려면 정치후원금으로 해(주시)라’ 라고 하며 후원금 계좌를 묻는 전화가 올 테니 안내를 해주라고 말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둘 사이에선 어떤 대화가 오고 갔을까? 10월 1일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후원금 관련 이야기가 나왔을 법 하다.

둘 사이의 통화 내용을 들어보자!

 

진실의 방 세 번째 문제! 보좌관 A씨가 정우택 의원에 받은 명(=지시)은?

이날 대화에는 예상과 달리 후원금 관련 이야기는 전혀 나오지 않는다. 대신 정우택 의원이 A보좌관에게 지시한 무언가의 업무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

보좌관은 대화 도중 “의원님 말씀 주신 거를 나는 이제 이행할 수밖에 없는데. 저기 ○○자원 건만. 폐자원건!” 이라거나 “내가 이제 진천군수를 찾아가도 되고 의원님의 명을 받은 거니까!”라고 언급한다.

의원님 말씀, 즉 지시를 받았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또 “(▢▢▢▢에)가서 정우택을 팔고서 가는 건데 한방 제대로 쎄려야 되니까.”라며 정우택 국회의원을 호명했다.

 

진실의방 네 번째 문제! 카페주인의 부탁은 민원일까? 청탁일까?

 

대화에 나오는 ▢▢▢▢은 충북 진천군에 소재한 태양광 관련 대기업이다. 참고로 카페주인은 자원재활용 업체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카페주인이 마련한 2022년 10월 1일 저녁 식사 접대자리의 단면이 보인다. 카페주인은 이날 자리에서 정우택 의원에게 대기업 ▢▢▢▢에서 나오는 재활용품(고철, 비철, 플라스틱 등)을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가 맡을 수 있도록 부탁한 것이다.

카페주인도 이날 자리에서 해당 민원을 부탁했다고 인정하고 있다.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10월 3일 보좌관 A씨는 카페주인이 운영하는 재활용업체를 방문했다. 이 자리엔 A보좌관의 부인도 동행했다.

2022년 10월 5일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카페주인은 ▢▢▢▢의 담당자 전화번호를 A보좌관에게 전송했다. 뿐만 아니라 정우택 의원과 A보좌관과 또 다른 보좌관에게 제주도산 옥돔을 보내기 위해 집주소를 물었다.

이에 A보좌관은 자신의 집주소를 카페주인에게 전송했다.

카페주인은 이때 자신이 보낸 옥돔에 대해 한 박스당 10만원이였고, 정우택 의원과 보좌관에게는 사무실로, A보좌관에겐 집으로 배송했다고 했다.

 

진실의 방 다섯 번째 문제! 청탁이 성사됐다.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통화녹취록에 따르면 A보좌관이 “(▢▢▢▢에)가서 정우택을 팔고서 가는 건데 한방 제대로 쎄려야 되니까” 라고 말했던 그 일은 2022년 10월 7일 성사된 것으로 나온다.

이날 A보좌관과 카페주인은 총 다섯 통의 전화통화를 했다. 이들의 전화통화를 들어보자!

 

이 전화통화의 핵심을 요약하면 정우택 의원이 ‘말씀’한 태양광 대기업 □□□□에서 나오는 재활용품 처리를 카페주인이 운영하는 업체에 맡기도록 하라는 미션을 완수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드디어 일이 완수됐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청탁한 민원이 성사됐다 카페주인에게 알려주고 한 시간이 지난 뒤 A보좌관은 전화를 걸어 후원금 얘기로 들어간다.

A보좌관은 카페주인에게 “염치 불구하고 부탁할께! 의원님 후원금 좀 주라!”라고 말한다.

민간기업의 이권이 걸린 청탁을 해결 해 준 뒤, 바로 후원금을 요구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할까?  후원금 300만원 외에도 현금 100만원이란 보너스까지 전달됐다.

카페 주인은 기꺼이 후원금을 내게 된 데에 대기업 재활용폐기물 처리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민간기업의 이권 청탁과 성사, 바로 그 뒤 후원금을 요구하고 돈을 받는 행위의 정체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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